나의 명절 탈출기 다양한 가족, 다양한 명절 (홍승은) 명절이 되면 단체 카톡방이 쉼 없이 울린다. “얘들아, 명절은 쉬는 날이 아니었어. 나 오늘 하루 종일 일하다가 베란다에서 세탁기 잡고 울었다.” 2년 전 결혼한 친구의 메시지를 시작으로 다른 친구들의 증언이 속속히 울린다. 몇 달 전 결혼한 친구는 ‘남자친구’가 ‘남편’이 되자마자 태도가 확 바뀌었다며 하소연하고, 명절에 전만 부치다가 기름 냄새가 온 몸에 배어서 계속 속이 울렁거린다는 친구도 있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의 사정도 다르진 않다. 아침부터 짜증내는 아빠 때문에 엄마가 중간에서 자신의 눈치를 봤다며 한숨 쉬거나, 남자는 거실에 여자는 부엌에 있는 구도를 더는 참을 수 없다며 분노한다. 올 설에도 어김없이 카톡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들의 호..
[기록되지 않은 역사] “당신들을 잊지 않고 있어요” 75년전, 일제에 강제이주 당하고 사할린에 억류된 한인의 삶과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보는 연재. 최상구님은 지구촌동포연대(KIN) 회원으로 사할린 한인 묘지조사 후속작업, 영주귀국자 인터뷰 등 ‘사할린 희망캠페인단’ 활동을 펴오고 있습니다. .ildaro.com 우리 문화를 지켜왔지만, 그 흔한 한국달력이 없어 ▲사할린 한인 집에 걸린 한 장의 음력달력 ©최상구 작년 1월 사할린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기사 “석탄의 도시에서 만난 고령의 한인여성들” 참조) 한 사할린 한인 동포의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집안을 둘러보다 한 장의 종이에 눈길이 머물었다. 현지 우리말 신문인 의 한 면에 열두 달치의 음력 날짜를 모두 적어둔 음력 표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