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몸 이야기 ⑭ 무리하지 않기 "넌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 항상 웃어야 돼!" 초등학교 때 나를 무척 귀여워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내가 서울로 전학 가던 날 당부하신 말씀이다.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착한 모범생이었던 나는 정말로 그러자고 다짐했고, 실제로 그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보다 잘 웃고, 또 밝게 웃는 사람이 되었다. 확실히 난 웃지 않으면 B사감만큼이나 차갑고 엄격한 인상이긴 하다. 그렇다고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까지 웃을 필요는 없는데, 정신 차려 보면 어느새 속없이 웃고 있었다. 몸살에 걸려도 웃고, 화가 나도 웃고, 실연당해서도 웃었다. 아무리 웃는 얼굴이 예쁜 사람이라도 늘 그렇게 웃기는 힘든 일이다. 그런데 난 강박관념처럼 웃었다. 어느 누가 웃는 얼굴을 싫어..
장애여성 몸 이야기⑬ 다름을 이해하기 서 있는 휠체어 장애여성 ▲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미지, 평소 걸을 수 없다는 정보 하나만으로 가끔씩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대할 때마다 당황하곤 한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활동가 중에는 중도장애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여성이 있다. 그녀는 스물세 살 때 사고로 척수장애를 갖게 되었다. (척수장애는 주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척수손상을 입어 뇌와 신체 사이에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여 후천적으로 신체적인 기능에 중도장애를 갖게 된 것을 말한다.) 사고이후 몇 년이 지났고, 3년 전부터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출근해 사무실 안에서는 수동휠체어로 갈아타고 일을 한다.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휠체어에 앉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