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건강 심하게 앓았다. 외식 때문이었는지, 피로 때문이었는지, 특별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었는데 배탈이 심하게 났다. 거의 하루 동안 굶고 누워 지내면서 몇 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헛구역질을 하고, 두통, 근육통을 동반한 배앓이로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가끔 보리차를 홀짝이며 숨을 고르고 배를 주무르다 가수면 상태에 빠져드는가 싶으면 어느새 다시 배를 움켜잡고 화장실로 뛰쳐나가길 반복했다. 이번에도 난 병원을 찾아가지도, 약을 복용하지도 않았다. 아프기만 하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의 눈에는 이런 내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으려 한다며 한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드물긴 하지만 호..
환자에게 최소한 보장해야 할 것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아야 평소 몸의 변화에 대해 민감한 편인 나는 지난 여름, 질 주위가 가렵고 따가워져서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기로 했다. 여름철에는 고온 다습한 날씨로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그래서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여성들은 질염(성인 여성의 75%가 경험한다고 함)으로 고생하기 쉽다. 그러나 질염의 경우는 사회통념상 감기처럼 증상이나 치료법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쉽게 이야기나누기 어렵고, 설사 질염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도 산부인과에 찾아가기를 꺼리게 된다. 다음은 산부인과 두 곳을 방문하면서 겪은 일화다. 며칠 동안 질이 가렵고 따가웠는데, 그러다 말겠지 하다가 어느 날은 잠을 못 이룰 정도가 되어서 손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