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죽음의 주인공이길 [이경신의 죽음연습] 중환자실에서 죽고 싶지 않은 까닭 의 저자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병원이 죽음의 장소로 적당한 곳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 길 건너에는 장의사가 있었다. 그곳 문은 거의 항상 굳게 닫혀 있었다. 문 밖에 걸려 있던 짚신에 대한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가끔 열린 문틈으로 낯선 물건들도 보였던 것 같은데…. 모두 장례식에 필요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까, 장의사가 동네마다 한 곳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 김형숙 (뜨인돌, 201..
사사의 점심(點心) 힘내렴, 아이야 ※ 경남 함양살이 4개월째.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www.ildaro.com 줄 풀린 동네 개 한 마리가 여섯살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 소아과에선 치료가 잘 안되어서 수술 부위가 덧났다. 결국 그 병원에서는 감당키 어려웠는지 더 큰 도시에 있는 더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 했다. 어린 아이의 너덜해진 하반신만큼이나 부모 마음도 많이 헤졌을 것이다. 대학병원 소아과 의료진의 손길은 아이의 몸 다루기를 생기 끊긴 육신 다루듯 험했고, 놀람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보호자를 향한 말씨는 차갑디 차가웠기에. 상처 가득 안고 부모와 아이는 그렇게 더 큰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