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가슴에 또 한 그루의 나무가 www.ildaro.com 밤꽃 필 때 콩을 심으면 틀림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이런 종류의 표현은 왠지 모르게 신뢰를 줄 뿐 아니라 멋스럽기까지 하다. 오래도록 자연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기에 그렇다. 지난 주말, 밭에 콩을 심고 해질녘에 내려오는데, 아닌 게 아니라 산마다 흐드러진 밤꽃들로 가득한 게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꽃가루를 뒤집어 쓴 듯 텁텁해 보이는 그 풍경 속을 걷자니, 실제인지 착각인지 밤꽃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진동하는 것도 같았다. ▲ 비릿한 밤꽃 향기가 진동하는 계절이면, 먼 옛날 내게 첫 나무가 되어준 그 밤나무가 떠오른다. © 자야 내게는 특별했던 뒷간 옆 밤나무 이십 년하고도 몇 ..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5. 그곳에 가고 싶었다 [연재] 이혼을 하면서 두고 온 딸은 그녀에게는 늘 어떤 이유였다. 떠나야 할 이유, 돌아와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그녀는 늘 말한다. 딸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다고. "딸을 만나러 가는 길"은 딸에게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윤하의 고백이 될 것이다. www.ildaro.com 옛날 결혼생활을 했던 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몇 달 전의 일이다. 떠나온 뒤 단 한번도 가고 싶지 않았던 장소였기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지난해 가을, 프랑스에서 아이와 관련된 추억의 장소들을 돌아보다가 불현듯 이 동네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이제는 그곳을 돌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서 고개를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