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까페 버스정류장] (13) 이혼하던 날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한 여자의 귀촌일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2012년 12월 13일, 정오 무렵. 밀린 신문을 탁자위에 그득히 쌓아놓고 차곡차곡 읽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남편이었다. 나는 보던 기사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전화를 받았다. “카페는 어때, 손님은 좀 늘었어?” “기대했던 것보단 좋아, 당신은 어때?” “다행이다. 난 좋아.” “밥은 잘 챙겨먹어? 혼자 지내는 거 안 힘들어?” “어제오늘 일인가. 새삼스럽게.” 그리고 그..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안톤 체호프를 읽다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채,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도은님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도은님은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산다는 것은 애처롭지만 아름답다' 한때는 나도 소설 읽기를 꽤 좋아했다. 젊을 때는 세계 문학과 한국 문학을 가리지 않고 읽었는데, 요즘처럼 논술에 대한 압박이나 의무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험 같은 타율적인 공부에 시달려서 머리가 무겁거나 심란할 때 소설책을 읽었다. 문화란 걸 별로 접하지 못하고 시골에서 자란 탓에 어리벙벙하고 무지한 내가 청년이 되어 도시로 나왔을 때,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래서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던 세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