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1) 버자이너 다이얼로그③ 의 ‘옮긴이의 말’에는 이혼 후에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이브 엔슬러가 이스라엘 출신의 심리치료사인 애리엘을 만나 치유되었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남편과 막 헤어졌던 그때 난 끔찍했다. 어린 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때 애리엘은 너무도 친절하고 관대하게 나를 치유시켰다.” 이브의 소울메이트 애리엘 ▲ 영화 제작 과정. © Deep Stealth Production 이브 엔슬러의 파트너 애리엘 오르 조단(Ariel Orr Jordan)은 미국 뉴욕에서 오랫동안 심리치료사로서 일하면서 성폭력 및 아동학대의 생존자들을 치유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였습니다. 또한 연극과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들을..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8) 죽어가는 자와 함께 하는 지혜 어머니가 죽음의 바다를 헤엄쳐 다닐 때, 어머니를 지켜보는 우리도 어머니와 함께 헤엄쳐 다닌 것이다. 어머니의 바다를. 그리고 어머니는 떠났다. 하지만 나는, 나는 아직도 그 바다를 헤엄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데이비드 리프, 어머니의 죽음, 9장)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도 넘었을 때였다. 난 비로소, 구석 깊숙이 처박아 둔, 어머니의 일기장을 꺼내들 용기가 났다. 아쉽게도 일기는 몇 편 되지도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글씨체는 늘 산뜻해서 아름다웠는데…… 시력이 약해져 어둠을 가르고 쓴 탓인지 맥이 빠진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 내 이름만큼은 또렷이 구분해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