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에 관한 이야기는 금기 사안이었다. 노인들이 성적욕구를 표출하거나 성행위를 하는 것은 주책스럽고 점잖지 못한 행동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현실에서 노인들의 성생활은 그 빈도수가 청년기와 같이 왕성하지는 않아도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80% 이상의 노인들이 월 1~2회의 성행위를 하고 있고, 독거노인의 경우도 20% 이상이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빈도도 일반 노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월 1~2회 정도였다. 노인들은 본인들의 성생활 저해요인으로 ‘노인에 대한 무시와 사회적 편견’을 꼽았다. 이런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노인들에게 씌워진 ‘성적으로 욕망하지 않는’ 탈성화되었거나 무성화된 이미지는 유교적 ..
바람직한 ‘함께 살기’에 대한 사색 외국에 터를 잡은 동생이 올 연말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며 이 땅을 찾았다. 바다를 사이에 놓고 떨어져 있으니 만나기도 어렵고, 평소 전화도, 인터넷 메일이나 채팅도 잘 하지 않아 서로 연락도 잘 못하고 지내는 편이다. 그나마 한 해 한 번씩 한 달 정도 다니러 오니까, 그때 얼굴도 보고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10대 시절에는 가족이라며 함께 어울려 지내던 동생들도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 나름의 생활을 꾸리고 있는 만큼, 나는 더 이상 그들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좀더 각별한 친구처럼 생각할 따름이다. 핏줄로 맺어진 사이는 떨어져 있어도 ‘가족’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나의 이런 생각이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가족은 결혼, 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