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자연재해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에 대하여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40) 이 보내는 메시지 얼마 전 일본 동북지역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행방을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이 2만 7천명을 넘었다고 한다. 끔찍한 자연재해를 피해 용케 살아남았지만, 가족, 친구, 이웃,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을 잃어 상심하고 낙담해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충분히 슬퍼하라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또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니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잃게 된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이처럼 큰 슬픔을 치유하는 데는 분명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데이비드 케슬러 (이레) 엘리자..
상실을 애도하기, 새로운 신뢰를 형성하기 저는 어느 종합병원에서 일을 합니다. 건물의 가 측으로 계단이 나있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여러 병실로 연결되는 입구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계단은 꽤 비좁고 어두컴컴합니다. 마음에 가장 남는 것은 그 차갑고 어둡고 좁은 계단에 웅크리고 앉아, 누군가를 잃은 듯한 슬픔을 왈칵 토해내지도 못한 채 소리 죽여 흐느끼는 사람들입니다. 때로 그 흐느낌은 텅 빈 계단에 울려 퍼지기도 합니다. 돌아선 채 구부러진 등이 괴로움에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차가운 계단 위에 방석이라도 깔아주고 힘없는 어깨 위로 담요라도 덮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 등이 너무도 외롭고 슬퍼 보입니다. 그 계단은 어느 정도까지는 슬픔의 시간을 허용해주기 위해 자리하는 의미 있는 공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