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물- 반딧불이를 보셨나요? “며칠 전 작업장 근처에서 반딧불이를 봤어요. 여기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녀석이라 얼마나 반갑던지. 깜박깜박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꼭 제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생략)” 그 날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 건, 인터넷 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는 한 목공예가가 안부게시판에 남긴 이 글 때문이었다. 세상을 향한 큰 창을 가슴에 만들어주신 아버지 아주 어렸던 시절 어느 날, 밤늦게 귀가한 아버지는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빨리 불을 끄라고 재촉하셨다. 어안이 벙벙해진 가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을 껐는데, 갑자기 어둠 속에서 무언가 깜박이며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반딧불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곤충이 있다는 걸..
“선생님, 이거 진짜 금이에요?” “금은 무슨? 노란 색칠한 플라스틱이야!” 아이들과 공부하면서 책상 옆에 놓고 수시로 쓰는 황금빛 자동차모양의 연필깎이를 보고 한 학생이 물었다. 나는 손톱으로 톡톡 두드려 보이며, 그저 평범한 연필깎이임을 보여주었다. “와! 근데 꼭 금 같다.” 전혀 금같이 보이지 않은데, 아이들의 눈에는 황금빛만 칠하면 금처럼 보이나 보다. 금으로 만든 거냐는 질문이 처음은 아니다. 연필깎이를 이렇게 잘 쓸 줄은 몰랐다. 이건 아버지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이다. 삼십이 막 넘었을 때의 일이니, 십 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아버지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말까지 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한 햇살 맑은 오전, 따스하게 햇볕이 내려앉던 거실 창 앞에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