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상대방의 ‘동의’를 구했는가!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⑥ ※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한 ‘술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방지 캠페인 기획단의 논의와 질문과 제안을 담은 연재 기사입니다. 마지막 필자 잇을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입니다. -편집자 주 ‘필름 끊긴’ 상태에 대한 법원의 해석 2014년,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가 새벽에 깨어난 여성이 호텔을 급히 빠져나와 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호텔에 있었던 남성은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듬해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당시에는 성관계를 하려 했는데 나중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해자가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한 일이나 상..
여중생의 성에 대한 중년남성의 상식‘들’ 15세여성 성폭력 혐의 40대남성에 대한 무죄 판결에 부쳐 ※ 필자 김보화(파이) 님은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입니다. –편집자 주 15세 여중생을 임신시키고, 사랑이었다고 주장하는 40대 남성에 대한 무죄 판결로 한국 사회가 시끌벅적하다. 지난 20여 년 간 성폭력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범죄라고 주장해왔던 여성운동가들의 요구가 이렇게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하게 해석될 줄이야…. 그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모순과 이렇게 극적인 방식으로 조우할 줄은 몰랐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 사회와, 법조인, 남성들 깊숙이 내면화되어있던 ‘사랑’이란 것의 실체를, 객관과 합리성에 가려진 지독한 편향을, 성보수주의와 성자유주의 담론이 묘하게 얽혀있는 지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