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비밀은 있다 누구에게나 쉽게 말할 수 없어 마음에 숨겨둔 일이 하나쯤은 있다. 그들 중 어떤 비밀은 가까운 친구나 애인, 가족에게도 토로하기 힘든 감정으로 채워져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은 낫지 않는 상처처럼, 망상적인 자괴감처럼, 갑작스런 자각처럼 ‘버라이어티하게’ 우리의 깊숙한 곳에 불씨를 남겨 꺼지지 않는다. 하나의 감정으로 규정할 수 있다면 차라리 속이 편할 텐데, 우리는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자신이 겪고 느낀 일에서도 더러는 혼란을 느끼는 것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 걸까? 몇 해 전 나는 떠올리기 싫었던 어떤 종류의 기억들을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생애 최초의 기회를 얻었다. 그것은 우연하게 나온 여자들 사이의 수다거리였는데, 크고 작은 성적 폭력들에 관한 것이었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모리오카 마사히로 작, 김효진 역, 리좀)는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일반적인 가설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아래 깔린 마음의 구조를 분석한다. 지은이 모리오카 교수는 이 작업을 위해 ‘나’를 주어로 삼아서, 자신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섹슈얼리티는 개인의 내밀한 부분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빼놓고서 일반화하는 작업은 무의미하다.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하는 것은 페미니즘의 방법론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남성이 여성에게 휘두르는 성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경향을 가진 남자들의 마음이 무엇이며, 남성의 공격성을 부추기는 사회 구조는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패배감 남성은 일반적으로 성욕이 강하고, 공격적이라고 여겨진다. 성폭력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