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말했다. “나는 중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반에서 5등을 했어. 정말 잘했다고 흡족해서 성적표를 들고 집에 갔는데, 그걸 보고 부모님은 뭐라 말씀은 안 하셨지만 어찌나 실망하시던지! 난 이건 잘 본 성적이 아니구나 했지.” 친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준영이 생각이 났다. 준영이는 학원이나 그룹과외에는 적응을 못했다. 실력이 오르기는커녕 도움도 되지 않아, 모두 개인교습으로 공부하는 학생이다. 현재 4학년인 그가 이렇게 개인교습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 건 2학년 중반부터였고, 그때 만난 선생님과 지금도 공부하고 있다. 운 좋게도 준영이의 과외선생님은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은 물론, 인내심 많고 다정하기까지 해, 준영이는 그 선생님을 누구보다도 좋아한다. ..
▲ 아이들에게 책을 읽힌다는 건 준영이와 함께 공부한 지 올 2월로 꼭 3년째 된다. 2학년 초부터 공부하기 시작해 곧 5학년이 되는데, 지금은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하고 한번씩은 놀랄만한 의견으로 나를 감동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초창기 다른 아이들과 그룹으로 해오던 걸 접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은 내가 먼저였다. 당시 준영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경계에 해당하는 증상들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애정에 집착적인 태도까지 갖고 있어, 수업 중 교사가 자기가 아닌 다른 학생들에게 관심을 보이면 견딜 수 없어해, 야단을 맞아가면서 조차 교사의 관심을 자신에게 잡아두려 했다. 결국 그룹수업을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나는 준영이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