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라는 큰 통에서, 우리는 연결돼있어 밀양-청도 할매 할배들의 ‘저항과 연대의 약속’② 밀양, 청도 주민들과 함께 한 72시간의 기록을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필자 박이은희 님은 공동 저자이며 여성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입니다. [편집자 주] 강원도에 쌓인 눈을 구경하며 2014년 12월 16일. 밀양과 청도에서 할매와 할배, 언니들이 꼬박 72시간 동안 전국 열한 곳 저항의 현장을 찾아가는 “밀양․청도 72시간 송년회” 둘째 날. 스테인리스 대접에 담긴 육개장 국밥과 김치가 아침 식사 메뉴다. 순례자들은 한 그릇 뚝딱 비우고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내가 언제 강원도 와서 이래 눈 구경을 하겠노.” 밤새 내린 눈은 온 천지에 소복했고 나무는 저마다의 모양으로 눈꽃을 피워냈다. 쌓인 눈 때문에 버스는 경..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 유가족과 교황의 만남…환호 속 터져나온 통곡 8월 16일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시복식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34일째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손을 잡았을 때,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통곡이 터져 나왔다. 고 이은별 학생의 이모 길옥보 씨는 “내 입에서 웃음이 나와 보기는 (참사 후) 4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내 속에 있는 걸 다 털어놓은 것 같아요. 말은 안 했지만, 다 털어놓은 것 같아. 내 눈물이 다 얘기해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요.” 길옥보 씨는 교황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분은 정직하신 분이잖아요. 최소한 저희 억울함이 온 세계에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