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의 언어…새로 써가는 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며칠 전, 열 살짜리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오다가 말했다. “엄마, 나 수영 못하는데……” 내가 무심코 넘겼는데 몇 번이고 같은 말을 한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인다. “어쩌지, 나 아직 수영 못하는데, 세월호……” 그러니까 아이는 어른들이 특별히 일러주지 않았어도 세월호에 대해 듣고 오랫동안 속으로 걱정한 것이다. 아직 수영을 못하는데, 난 어떡하지, 하고. ‘그건 수영을 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야, 안전의식이 없어서 생긴 일은 더더욱 아니야,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줄을 서서, 질서를 지키며, 구명조끼를 입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혼자가 아..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 유가족과 교황의 만남…환호 속 터져나온 통곡 8월 16일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시복식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34일째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손을 잡았을 때,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통곡이 터져 나왔다. 고 이은별 학생의 이모 길옥보 씨는 “내 입에서 웃음이 나와 보기는 (참사 후) 4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내 속에 있는 걸 다 털어놓은 것 같아요. 말은 안 했지만, 다 털어놓은 것 같아. 내 눈물이 다 얘기해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요.” 길옥보 씨는 교황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분은 정직하신 분이잖아요. 최소한 저희 억울함이 온 세계에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