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서사가 아닌 ‘고통’의 서사로서의 가족사 Elijah Blake – 6 블럭(bluc)님은 음악평론가이자 음악웹진 웨이브(weiv) 운영진입니다. ▣ 일다 www.ildaro.com 불행한 어린 시절을 드러내는 힙합음악 힙합 음악에서 자신의 불행한 가정사를 드러내는 가사는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래퍼가 부모 중 한 사람의 부재, 가난이나 환경의 어려움 등 ‘이렇게 밑바닥에서 자랐다’는 내용의 가사를 쓴다. 불우한 과거는 곧 자신의 시작점이 바닥이라는 것을 말하며, 이후 ‘여기까지 왔다’는 성공을 부각하며 스스로 이뤄낸 것들의 대단함을 이야기한다. 가족은 한 개인의 입신양명에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자수성가’ 서사에서 말하는 과거는 은연중에 성..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이 칼럼은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www.ildaro.com 에밀 아자르의 을 알게 된 건, 십 년 전쯤 회사에서 만난 한 아르바이트생 언니를 통해서였다. 회사의 고만고만한 일상에서 즐거운 거리가 없을까 궁리하던 우리들은 점심 시간에 벼룩시장을 우리끼리 열기로 했다. 각자 자기 책을 가져와 사연을 설명하고 서로 마음에 드는 책은 맞바꾸어 갖기로 했다. 언니가 소개한 책이 바로 이었다. “이 책은 나에게 너무 소중한 책이다. 사람들에게 늘 이 책을 선물했고 항상 나는 이 책과 함께 살고 있다.” 나는 그 책을 언니에게서 건네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