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여성들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다!”‘가족사진’으로 기록한 여성사 북토크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다.” 이 말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는 사람들에겐 ‘소리 내어 외쳐야만’ 하는 말이다. 성소수자들도 “우리가 여기 있다”(관련기사: “우린 퀴어이고 여기 있다. 익숙해져라” http://ildaro.com/8132)고 외치고 있고, 성폭력 위협에 노출된 여성들도 “우리는 여기 있고 이제 말한다”(관련기사: “우리가 말한다, 이제는 들어라” http://ildaro.com/8150)고 외치고 있다. 장애인들, 이민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토요일에 서울 대학로에 있는 ‘책방이음’에서 (미리내 엮음, 양지연 옮김, 사계절, 2019..
“당신의 심청”은 누구인가?심청 서사를 페미니즘으로 다시 쓴 만화 어렸을 때 읽었던 심청전. 생후 칠일 만에 어머니를 잃고 눈먼 아버지 밑에서 동냥젖을 먹으며 자랐던 소녀가 열다섯 살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뱃사람들에게 팔려 가는 심청의 이야기는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물론 심청전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비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바닷물 속에 빠져 죽은 심청이 연꽃에서 환생하여 황후가 되는 걸로 반전. 딸의 목소리에 놀란 심 봉사도 눈을 뜨니까.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고난과 절망으로 버무려진 심청의 지난 삶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니까. 그럼에도 치마를 뒤집어쓴 채 깊고 깊은 바닷물로 뛰어들 때 심청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왜 그때 공양미 삼백 석을 대신 내주겠다고 한 승상 부인의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