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서사의 가능성…억압된 말들의 귀환[페미니스트의 책장] 최은영 소설집 『쇼코의 미소』 『쇼코의 미소』를 처음 딱 읽고 책을 덮으면, 부드럽고 따뜻한 기분이 든다. 아름다운 이야기책을 읽은 것처럼 소중한 마음이 차오른다. 그러나 혼자서 조용히 이야기를 잘 곱씹어보면, 이상하게도 이것은 그리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삶의 초라하고 추악한 단면들이 그의 이야기 속에 어떤 치장도 없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쇼코의 미소에 서려 있는 서늘함처럼, 문득 터져 나오는 미진의 분노처럼, 알 수 없이 단절되어버린 어떤 관계의 날카로움처럼 이 따뜻한 이야기들은 칼을 품고 있다. 그래서 『쇼코의 미소』를 다시 펼쳤을 때, 스스로 질문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 느꼈다고 생각했던 온기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탈북 이후의 삶, ‘교환’되는 북한 여성의 몸[페미니즘으로 보는 식민/분단/이주] 탈북 여성 서사, 불가능한 정착기 ※ 일다는 식민-전쟁-분단의 역사와 구조를 여성주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다양한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식민지배와 내전, 휴전으로 이어진 한국 현대사가 낳은 ‘여성의 이동’, 군 성폭력과 여성동원, 군사주의와 여성의 지위 등의 젠더 이슈를 제기하고, 사회구조와 여성 주체들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며 전쟁/분단/이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바로가기 관악구 탈북민 모자, 송파 세 모녀의 비극 그리고… 지난여름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한성옥(42)씨와 여섯 살 아들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되었다. 사인은 아사(餓死)로 추정되었다.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