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과 나이와 성과 언어의 경계를 뚫다 야나기 미와의 ‘나의 할머니들’③ ※ (새로운 미의 탄생)의 저자 김영옥님이 나이 듦에 관해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오지 않은 미래의 발견” 기사를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공동묘지 석판 위, 킬힐을 신은 ‘슈퍼모델’ 야나기 미와(Miwa Yanagi)의 ‘나의 할머니들’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여성노년의 욕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형의 이미지들을 살펴보자. ▶ 야나기 미와 ‘나의 할머니들’ 시리즈에서 ERIKO 시선을 잡아채는 이들 이미지는 유쾌하기 짝이 없는 욕망을 패션으로 드러내며 자신만만함을 자랑한다. ERIKO를 보라. 그녀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자줏빛 웃옷과 판탈롱 바지, 결코 시야에서 놓칠 수 없는 킬힐 구두까지 신고서, 한 손을 허리에 얹은..
봄의 할매들 늙은 요정을 만나다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늙음이여, 이토록 천진하게 오라 아침에 냉이 캐러 뒷밭에 나간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땅에 온통 냉이 천지다. 등에 따뜻한 햇살 받으며 흙을 헤쳐 냉이를 캐고 있자니 이상한 포만감이 온다. 아니 충만함이라고 해야 하나. ▶ 밭에 냉이들 꽃을 한껏 피웠다. ⓒ김혜련 집 뒤 쪽 골목 최근에 지어진 고대광실 같은 선방(禪房) 맞은 편, 허름한 옛집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 경로당 출근이시다. 늘 이 시간에 이 길로 가신다. 오늘은 유모차 대신 지팡이 짚고 가신다. 직각으로 굽은 허리, 머리엔 분홍빛 마후라 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