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 (4) 거다 러너 「왜 여성사인가」 사르트르의 재미있는 사고 실험이 있다. 어느 한 방에 여러 명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그 중의 한 사람을 뽑게 한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그 한 사람을 유심히 관찰한 후에 그 사람을 밖에 나가 있게 한다. 이제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돌아가면서 조금 전까지 함께 있었던 그 사람을 설명하는 말을 한 마디씩 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관찰한 것들, 느낀 것들을 종합하면 ‘지금 여기’에 부재하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종합된 그이의 이미지는 실재하는 그와 동일할 것인가. 답은 ‘전혀 동일하지 않다’이다. 하나의 이미지가 구축된 이후에 다시 그 사람을 방안에 불러 들였을 때, 사람들은 자신 앞에 현현하..
레인보우 도, 국경을 넘다 (1) 멕시칸-코리안 여성이 말하는 ‘국경’ www.ildaro.com 새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구한말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 3세이자, 미국 이주자인 레인보우 도(Rainbow Doe)가 말하는 ‘이주와 여성 그리고 국경’에 관한 이야기가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저자 소개: 레인보우 도(Rainbow Doe)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며 연구자이다. 그녀는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한 한인 3세이다. 그녀의 조상인 이주 1세대는 1905년 한국에서 멕시코 유카탄으로 왔다가 이후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레인보우 도는 멕시코 티후아나와 미국 샌디에고 사이의 ‘국경 지역’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인류학과 스페인에 정복되기 전 라틴아메리카의 전통예술 보호와 관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