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로맨틱한 로망에 딴지를 걸어드립니다 에이로맨틱 선언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도영원님은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인권과 국제정치 석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인권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가장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꼽으라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상대는 내가 동경하는 여유로운 성격의 소유자인데다 육체적인 매력도 굉장했다. 커리어 면에서도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을 먼저 가고 있던 그는, 한 마디로 내가 꿈꾸는 나, 영적인 쌍둥이 형제와 같은 존재였다. 유난히 마음이 잘 맞았던 우리는 약 2년간 애정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리가 진짜 형제였으면 한다’는 말을 해서 그를 당황..
커밍아웃이 평생에 걸쳐 해야 하는 일이라면[머리 짧은 여자, 조재] 애매한 대답 대신… 이쯤 되면 내 입에서 ‘네, 저 여자 좋아해요.’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닐까. 벌써 세 번째 같은 질문이다. 처음엔 “연애를 왜 안 해? 설마 너 여자 좋아하는 건 아니지? 나이가 몇 살인데.” 두 번째엔 “수상해. 너 정말 여자 좋아하는 거 아냐?” 세 번째엔 “스타일도 그렇고, 정말 여자 좋아하는 거 아니지?” 나는 매번 “에이, 아니에요. 연애를 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고, 연애를 안 하는 상태가 편한 사람이 있는 거죠.”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연애는 필수가 아니라 생각했고, 연애를 하지 않는 지금 상태가 편했다. 하지만 여성을 좋아했으므로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가지 않았다.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