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래피 감수성을 넘어 다양한 섹스의 상상 ※ 글 쓰고 그림 그리고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 홍승희 씨의 섹슈얼리티 기록, “치마 속 페미니즘”이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 섹스에서 소외되는 오르가슴 열세 살 때 첫 자위를 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섹스를 하는 건지 궁금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살갗을 맞대고 오르가슴을 함께 즐기는 게 섹스라면 어서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첫 경험, 아니 첫 강간을 당했을 때 오르가슴은커녕 아프고 불쾌한 느낌만 들었다. 돌이켜보면 불쾌한 섹스는 대부분 강간이었고, 그런 일들을 사춘기부터 이십대 초반까지 숱하게 겪었다. 내 몸이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잦아졌다. 수치심은 몸의 감각이 열리는 걸 방해했다. 어느새 포르노, 야동처럼..
“우리에게는 이름이 필요하다” 블루 재스민 ※ 필자 소개: 지아(知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영화칼럼을 비롯해 다양하고 새로운 실험으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디 알렌 감독의 영화 영화 (우디 알렌 감독, 케이트 블란쳇 주연, 2013)은 삶의 뿌리를 상실한 재스민이라는 한 여자에 관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블루는 삶의 이면에 포진해 있어서 쉽게 드러나지 않은 불안과 우울의 빛깔. 그렇기 때문에 “하늘과 바다의 색으로서의 파랑은, 이미 자신의 본질적 특성이 끝없이 먼 곳과 심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이멘달은 말했던 것일까? 또, 괴테는 에서 블루를 ‘불안하고 유약하며 동경하는 느낌의 색’으로 통찰했을까?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을 상징적으로 설명해주는 ‘블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