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양심적 병역거부자 길수 (1)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그 의미를 독자들과 공유하여 대안담론을 만듭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 www.ildaro.com 내게는 너무나 생소했던 페미니즘 대학이라는 공간이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던 스무 살의 2월이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회가 마련한 반성폭력 강좌에 참석하게 되었다. 강사는 성과 관련된 세간의 통념들을 나열한 스무 가지 사항을 제시하고, 그중에서 나는 몇 가지나 Yes라고 생각하는지 세어보라고 말했다. 나는 ‘여관에 가면 함께 자겠다고 동의한 것이다’, ‘야한 옷을 입는 여자는 성에 더 개방적이다’ 등 세 가지에 Y..
진실을 직시하는 건 늘 너무 힘들다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0)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걸어가면 큰 호수가 있다. 일주일 전부터 이 호수를 다니고 있다. 암수술을 받은 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안심하지 말고, 운동도 열심하고 음식도 신경 쓰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나서 약을 끊고 병원도 자주 가지 않는 상황이 되니, 마음가짐이 느슨해지는 게 사실이다. 여전히 유기농 식재료로 식사를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외식할 궁리를 하는 등, 나쁜 생활습관을 조금씩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암재발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운동을 더 하기로 결심한 건 아니다. 그보다 나쁜 습관으로 뱃살이 불어나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얼른 운동을 더 하자, 음식도 더 신경 쓰자’ 하면서 요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