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에 의해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 매일 매일 흘러나오는 뉴스 중 태반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들이거나 충격적인 것들이다. 예컨대, 일가족이 승용차 안에서 분신자살을 했다거나 자식을 죽이고 자기도 독약을 먹었다거나 하는 뉴스들 말이다. 그런데 그 죽음의 이유는 ‘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는 자살만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살인’도 부추긴다. 폭력에 저항할 힘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여성들은 신용카드를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젊은 남성들에게 두드려 맞고 목 졸림을 당하고 급기야 살해되어 암매장까지 당한다. 그뿐인가, 그 얄팍한 플라스틱의 지배력은 엄청나서, 소녀들에게 소위 ‘원조교제’를 하게 만들고 젊은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감행하게 한다. ‘몸’을 팔아서라도, ‘장기’를 팔아서..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장 주네의 희곡 장 주네의 희곡 은 소외된 여성들의 매혹적인 전복을 그리고 있다. 두 하녀 끌레르와 쏠랑주는 자매로, 자신들을 지배하는 마담을 미워하고 질시한다. 두 하녀의 소원은 마담을 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패하고 만다. 지배계급인 마담의 권위에 저도 모르게 억눌려,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희곡은 소외된 자들의 욕망을 열정적으로, 한편으로는 권위에 억눌리는 것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 외에 등장인물이 세 명이며, 세 명 사이의 심리적 긴장감을 연출가들이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다수 공연된 바 있다. 은 프랑스에서 실제로 일어난 파팽 자매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1933년 2월,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