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로소, 다시금 열정에 사로잡히는 그녀들 연애하는, 그러나 연애를 숨기고픈 그 일요일 아직 이른 오후 시간이었다. 섬돌향린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상수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한 ‘할머니’의 다정한 눈길을 뒤로 하고 지하철에 올라 탔다. 지하철이 움직일 때까지 그는 밖에 서 있는 ‘할머니’에게 애틋한 표정으로 고갯짓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잘 가요. 곧 또 봅시다”는 따스한 말을, 입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오진 않았지만,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안타까워하며 헤어지는 모습이나 손을 흔드는 모습이 시종일관 부드럽고 살가웠다. 망설임과 어색함 또한 없지 않아 은연 중에 지지하는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마침 옆자리에 앉은 그에게 나는 가능한 실례..
노라노, 우리의 문제적 그녀 새 연재의 필자 김영옥은 일찍이 시와 소설의 문장들에 매료되어 문예학을 전공, 그러나 현실의 권력 구조를 통찰하지 않는 문장들의 허무함을 깨닫고 여성주의에 입문, 철학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는 명제를 젠더 관점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오랜 시간 장소와 몸, 미학적 표현에 몰두했고 현재는 심미적 감수성과 현실 개혁의 의제를 통섭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칼럼을 열며: ‘하나이지 않은 지혜들’에 주목하기 한국사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현상에 직면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젊음을 찬양하고 ‘더 이상 젊지 않은’ 노년을 잉여적 존재로 간주한다.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