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증거들 용산참사 사건이 일어나고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숭례문 방화사건이 기억나면서, 마치 현실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누군가가 내게 거짓말로 일어났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담하고 슬픈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폭력언론’(보수라는 이름도 아까운)으로부터 나오는 이야기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발언이었다. 화염병을 왜 던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번에 살해당한 분들을 돈을 더 받기 위해 욕심을 내는 사람들로 몰아가는 이야기까지, 여전히 이 시대의 한국 권력의 수준이란 이런 참사를 충분히 저지를 수 있음을 확인하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런 암담하고 슬픈 현실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
우리는 아픈 현대사에서 ‘반공’과 ‘경제성장’의 기치아래 군부독재정치가 자행됐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독재’가 남긴 유산은 과거의 것에 머물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는 역사이며, 국가권력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문화 속에 스며들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있는 이는 드물다.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의 공세에 밀려, ‘독재’가 실제로 어떤 것인지 제대로 판단할 기회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뿌리깊게 자리하지 못했다.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독재’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내가 기억하는 독재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80년 광주와 삼청교육대: 말할 자유가 없다는 것 독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선거다. 박정희 군사정권시절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