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도 직장에서도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토록 무방비한 산업재해 사회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그는 공장에서 일했다. 대학생이었지만 ‘노동현장’을 배울 수 있다며 좋아했고, 월급으로 활동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 앞에서 일하던 그는 감전됐다.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공장 사장은 그의 유족에게 ‘보상금을 노리고 죽은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의 죽음도 믿을 수 없었지만, 공장 사장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처음으로 본 자본주의의 맨얼굴이었다. 나를 포함한 동지들 모두 마음 한 켠에 깊이 묻어 둔 그의 죽음, 20년도 더 된 일이다. ▶ 안전장치가..
‘진상고객’ 문제인데 왜 사업장을 규제하냐고?감정노동의 해법은 기업의 시스템 변화에 있다 ‘고객 갑질’, ‘진상고객’ 등이 이슈가 되면서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감정노동자는 8백만 명에 다다르며 전체 임금노동자의 30~40%를 차지한다. 이들 중 다수는 주로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고 저임금 직종, 비정규직이 많다. 감정노동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자 단체들에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감정노동자를 배려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TV에는 공익광고도 등장했다. 일부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을 제작했다. ▶ 녹색소비자연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