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더 촘촘하고 깊은 상상력을 위하여 경운기 시동 거는 소리에 눈이 떠진다. 흡사 날카로운 쇳조각 같은 것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듯한 이 소리는, 이른 아침에 듣기엔 확실히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긴긴 밤이 지나고 더디게 아침이 왔는데도 골목길에서 경운기는커녕 작은 인기척 하나 느낄 수 없는 겨울을 막 보내고 난 요 무렵엔, 이 소리가 그다지 싫지만은 않다. 이른 시각에 경운기들이 움직인다는 건, 마침내 동네 전체가 방구들에 붙여 놓았던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는 증거니까. 그 기운에 힘입어 나도 활짝 깨어날 수 있어서 오히려 고맙고 신난다고 할까. 텃밭 농사 밑그림 그리기 ▲ 작년에 콩을 심었던 언덕 위 텃밭 주변 풍경.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멧돼지가 자주..
열다섯 번째 이야기 글쓴이 자야. 프리랜서로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든 지 15년. 함부로 대해 온 몸, 마음, 영혼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요가와 명상을 시작한 지 10년. 명함에 글 쓰고 요가 하는 자야, 라고 써넣 은 지 6년. 도시를 떠나 시골을 떠돌기 시작한 2년 만에 맞춤한 집을 만나 발 딛고 산 지 또한 2년... 그렇게 쌓이고 다져진 오래된 삶 위로, 계속해서 뿌리 내리고 싹을 틔우고 가지를 뻗는 ‘지금 여기’의 삶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신경증, 기꺼이 맞이해야 할 봄의 전조 개인적인 일로 20일 가량 집을 비웠다가 얼마 전에 돌아왔다. 짧든 길든, 집을 떠나 있다가 돌아와 대문에 들어설 때는 기분이 남다르다. 눈앞에 불쑥 다가서는 익숙한 풍경이 사랑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