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등한 위치에서 연애할 수 있을까?⑨ 연애의 각본 ※ 2016년 는 새로운 페미니즘 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청년여성들의 기록을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습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페미니스트 이성애자 여성의 연애 “어떤 사람과 처음 연애를 하는지에 따라서 이후 연애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 이렇게 말한 친구는 자신이 처음 만난 연애 상대가 좋은 사람이었으며, 그를 통해 연애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나는 20대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이며 헤테로(hetero-sexual; 이성애자)다. 대학에 들어 와서 처음 페미니즘을 공부했을 즈음에, 나의 첫 연애도 시작됐다. 그런데 연애는 나에게 있어서 쉽게 풀 수 없는 ..
나약함이 ‘여성적’ 특질이라고? 몸이 아프다는 것과 성별 관념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몸이 아프다고 말하기가 싫은 이유 “아니, 괜찮아.” 몸이 아프던 초기에 사람들이 종종 물었다. 많이 아픈지,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그럴 때마다 나는 저렇게 답변했다. 물론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지 물을 때도 대부분 ‘문제없다,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제 문제가 없는지, 할 수 있는지, 나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파서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왠지 싫었다. 나는 아프다고 말하는 걸 무척 조심스러워하고, 싫어하는 편이었다.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