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니어도 좋아록산 게이의 를 읽고 ※ 필자 김혜림 님은 땡땡책협동조합과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입니다. -편집자 주 해방감을 주는 ‘나쁜 페미니스트’ 선언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알기도 전에 나는 꼬마 페미니스트였다. 어쩌면 그건 부모님 말씀을 너무 열심히 듣고 책을 너무 진지하게 읽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세 자매 중 첫째인 나에게 부모님은 남자애들보다 더 뛰어나기를, 대학에 진학하여 훌륭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다.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남녀는 평등하며 여자도 남자만큼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열렬하게 그 말들을 믿었기 때문에, 여자아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남자아이들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할 거라는 말에 –심지어 그 이유라고 내세운 게 여자는 생리를 한다는 거였다- 분개하며,..
아빠가 할 수 있는 아들 성교육 15. 성역할의 각본 바꾸기 ‘아들 키우는 엄마’가 쓰는 초등학생 성교육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필자 김서화 씨는 초딩아들의 정신세계와 생태를 관찰, 탐구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편집자 주] 아내와 아이가 있는 ‘직장인 남성’의 위치 씁쓸한 현실 중 하나는, 많은 이들이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아들 성교육의 적임자로 아이아빠, 남편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아빠한테만 맡기는 게 제일 나빠요”라고 내가 웃으며 말하면 “그러게요, 아빠들이 가르칠게 뭐 있겠어. 기껏해야 야동 출처나 룸살롱 지식 말고는 공유할 게 없을 거야. 하하하~”라고 맞장구쳐주는 이들이 많다. 다시금 이토록 낮아진 기준을 원망한다. 아빠가 야동 안보고 룸살롱 안 다니면, 그것만으로도 가정에 충실한, 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