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
‘소외받는 이가 없는 세상을 위해’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반짝 인터뷰: 임봉재 ▲ 반짝 인터뷰: 임봉재 농민운동가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사람들은 나를 농민여성운동가라고 부르더라고요. 하지만 그 표현은 내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부모님을 따라 농사를 지었어요. 그때 농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당시 아버지는 집에 면 서기라도 오는 날이면 벌벌 떠는 거예요. 가톨릭 신자로서 모든 이는 평등하다던 하느님 말씀을 아버지와 나 모두 믿었는데 말이죠. 하느님 말씀처럼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때문에 농민운동을 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그중 여성에게 집중한 이유는, 농민의 50%인 그들이 생산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도리어 소외되기도 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