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담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9. 조금씩 삶을 회복시키기 위해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꿈을 꾸고 난 뒤 나는 한 여성단체 상담소를 찾아갔다. 그 뒤로 그 단체의 소개로 지금의 상담선생님을 만나, 중간에 가끔 중단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알게 되고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나의 잘못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에게 있었던 죄의식이나 스스로를 가두어 두었던 편견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계속되는 불면과 두통은 나아지지 않았고 우울감도 사라지지는 않았다. 원인을 찾았다고 해서 오래된 마음..
www.ildaro.com 레인보우 도, 국경을 넘다(7) [구한말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 4세이자, 미국 이주자인 레인보우 도(Rainbow Doe)가 말하는 ‘이주와 여성 그리고 국경’에 관한 이야기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분단된 한국사회에서 ‘국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시야를 넓혀줄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내게 맞는 꼬리표를 찾을 수 없었던 미국 학창시절 내 부모님과 우리 가족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사이에 두고 글자 그대로 갈라졌다. 어머니와 이혼 후 아버지는 교회 성가대에 그야말로 흡수되어 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버지는 신부의 입맛에 맞게 걸러진 성경 속 예수로 나를 대체했다. 아버지와 나의 관계는 껍데기만 남았고, 아버지는 내 감정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내게 있어 교회란,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