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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몸이야기: 월경하는 내 몸을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들
작년 5월 20일 새벽, 자려고 누웠던 나는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정말 그 순간은 차라리 죽어서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 더 낫겠다고 느낄 정도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엄청난 통증이었다. 두 번의 응급실을 거쳐 새벽 4시경, 나는 한 병원 복도에서 진통제에 취한 채 휠체어에 멍하니 앉아있었고 몇 시간 후 수술에 들어갔다.
자궁과 난소주변의 큰 종양들이 있었으며 그 중 하나의 종양이 터져서 통증이 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쪽 난소는 너무 큰 종양이 여러 개가 붙어있어서 난소를 절제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난소는 절제할 필요 없이 종양들만 제거하고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 뒤로 8개월에 걸쳐 호르몬주사 치료를 받았다.
“생리통이 아니었다면 아픈 몸을 내버려 두었을까?”
▲생리통이 심한데도 그 동안 산부인과 검진을 가보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일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 전에도 갑상선암으로 인해 수술을 겪기도 했고 항암치료를 받기도 하였지만 이번 경험은 또 의미가 달랐다.
나는 그 동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응급실에 실려간 그 즈음해서는 생리 전에 일주일전부터 생리전증후군으로 복통과 심한 감정기복을 겪고 있었고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기간도 하루에서 이틀로 그리고 3일로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생리기간에는 심한 생리통과 함께 속이 심하게 안 좋아서 소화가 잘 안되고 배에 가스가 차서 생리통에 복통이 더해졌다. 심하면 하루에 한 번 이상씩 토하곤 했다.
이렇게 생리통이 심한데도 그 동안 산부인과 검진을 가보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넘어 ‘병’으로 진전되어 있었다면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으로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좀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응급실에 실려가고, 마음의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산부인과에 간다는 것이 불편한 지점이 많지만 이 정도의 상황에서 검진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를 너무 방치한 것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생리통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그토록 아팠다면 그렇게 방치해두었을까?
그 동안 생리는 귀찮은 것으로만 생각하고 생리통을 겪을 때마다 왜 나는 생리를 해서 이런 고생을 해야 되는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생리통이 너무 심할 때면 자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생리통이 일반적일 수 있어도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생리통이 있다면 나아지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 만약 남자가 자신이 고환암이 걸렸다고 해서 ‘왜 내가 고환이 있어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까?
나는 생리를 하는 내 몸을 사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사회적으로 생리하는 여성을 열등하고 병적인 것으로 보고 여성 생식기는 임신과 출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는 생각들을 엄청 싫어하고 거부하면서도 정작 이런 일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니 정작 나 자신도 그런 생각해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은 것. 이 문제는 비단 나 개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수술 후에 산부인과 치료를 받으면서 산부인과에서 여성 건강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자궁적출’이라 말하는 산부인과
자궁내막증은 대개 수술 후 인위적으로 완경(폐경)상태로 만드는 호르몬주사치료를 받는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으로 여러 가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생리 중 생리혈이 자궁내막이 아닌 자궁의 다른 기관이나 인접하고 있는 다른 장기로 역류하여 그 곳에서 자궁내막 조직을 만든다는 가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자궁내막이 아닌 곳에서 생겨난 자궁내막조직들은 자궁이나 다른 장기의 원활한 기능을 방해하고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호르몬주사치료는 생리를 멈추게 하여 자궁내막증을 생길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의학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고 호르몬치료 또한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호르몬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후에 재발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내가 근본적 치료가 아니고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조절한다는 점에 회의를 보이자 의사는 임신을 권유했다. 임신을 하면 자연스럽게(?) 임신기간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아 호르몬주사를 맞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자궁내막증은 불임의 원인 중에 하나이므로 이번에 수술을 받은 김에 빨리 임신을 시도해보라고 했다. 단지 내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임신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황당했다. 나는 당장 임신을 원하지도 않거니와 임신을 한다고 해도 내가 아이를 진정으로 원할 때 하고 싶지 그렇게 하나의 수단으로 임신을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과 상관없이 건강한 자궁을 유지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 수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산부인과에서는 전혀 해주지 못했다. 나의 담당의사는 자궁내막증은 ‘궁극적’으로 재발하기 때문에 ‘아이를 다 낳고 난 후에’ ‘자궁적출’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자궁과 함께 건강할 수는 없는 걸까. 산부인과에서는 전반적인 여성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팔이 아프면 팔을 자르고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자르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었다.
고통스러웠던 호르몬주사 치료
나는 결국 호르몬주사 치료를 받기로 했다. 몸을 억지로 완경 상태로 만드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 동안 방치해둔 세월이 너무 길어서 당장 자연치유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은 자궁을 쉬게 하고 시간을 벌어 건강을 회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호르몬주사 치료는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8개월 동안 주사를 맞았고 두 번째 주사를 맞은 후부터 생리가 멈췄다. 그 동안 생리통으로 엄청 고생했기 때문에 처음 생리가 끊긴 몇 달 동안은 생리를 하지 않아서 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리를 안 하는 편리함이라는 것은 나의 건강한 생활 전반을 저당 잡힌 결과라는 것을 얼마 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인위적으로 억제한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몸이 굉장히 피곤했고 여기저기가 아팠다. 성교통도 심했고 섹스리스의 기간도 계속 쌓여갔다.
결국 건강하게 생리하는 것이 답인 것이다. 호르몬주사 치료를 하면서 나는 한방치료도 병행하고 건강에 대한 공부를 하고 대안적인 방법들을 찾아 다니는 등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내 몸을 아끼고 어떤 부분이 아프다고 하면 보살펴주고 이런 기본적인 것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 돌고 돌아서 이제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더 이상 내 몸을 방치하지 않을 것”
8개월 간의 호르몬주사 치료를 마치고 두 달 반 정도가 지났다. 원래는 생리를 다시 시작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쓰려고 했는데 글을 쓰고 있는 중에 생리가 다시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생리를 해본다. 그 동안의 생리와는 의미가 다르다. 기쁘고 생리가 감사하다.
아직 나는 많이 건강해지지는 못했다. 수술과 연이은 호르몬치료로 인해 지친 터라 여전히 돌봐야 할 부분이 많다. 생리통이 나았는지도 아직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그 전만큼 큰 생리통이 찾아온다고 해도 통증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것이다. 재발을 안 하리라는 법도 없고 다시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내 몸을 방치해두지 않을 것이다. (이혜림)
* 여성저널리스트들의 새로운 물결,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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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20일 새벽, 자려고 누웠던 나는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정말 그 순간은 차라리 죽어서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 더 낫겠다고 느낄 정도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엄청난 통증이었다. 두 번의 응급실을 거쳐 새벽 4시경, 나는 한 병원 복도에서 진통제에 취한 채 휠체어에 멍하니 앉아있었고 몇 시간 후 수술에 들어갔다.
자궁과 난소주변의 큰 종양들이 있었으며 그 중 하나의 종양이 터져서 통증이 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쪽 난소는 너무 큰 종양이 여러 개가 붙어있어서 난소를 절제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난소는 절제할 필요 없이 종양들만 제거하고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 뒤로 8개월에 걸쳐 호르몬주사 치료를 받았다.
“생리통이 아니었다면 아픈 몸을 내버려 두었을까?”
▲생리통이 심한데도 그 동안 산부인과 검진을 가보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일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 전에도 갑상선암으로 인해 수술을 겪기도 했고 항암치료를 받기도 하였지만 이번 경험은 또 의미가 달랐다.
나는 그 동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응급실에 실려간 그 즈음해서는 생리 전에 일주일전부터 생리전증후군으로 복통과 심한 감정기복을 겪고 있었고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기간도 하루에서 이틀로 그리고 3일로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생리기간에는 심한 생리통과 함께 속이 심하게 안 좋아서 소화가 잘 안되고 배에 가스가 차서 생리통에 복통이 더해졌다. 심하면 하루에 한 번 이상씩 토하곤 했다.
이렇게 생리통이 심한데도 그 동안 산부인과 검진을 가보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넘어 ‘병’으로 진전되어 있었다면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으로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좀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 응급실에 실려가고, 마음의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산부인과에 간다는 것이 불편한 지점이 많지만 이 정도의 상황에서 검진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를 너무 방치한 것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생리통이 아닌 다른 증상으로 그토록 아팠다면 그렇게 방치해두었을까?
그 동안 생리는 귀찮은 것으로만 생각하고 생리통을 겪을 때마다 왜 나는 생리를 해서 이런 고생을 해야 되는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생리통이 너무 심할 때면 자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생리통이 일반적일 수 있어도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생리통이 있다면 나아지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 만약 남자가 자신이 고환암이 걸렸다고 해서 ‘왜 내가 고환이 있어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할까?
나는 생리를 하는 내 몸을 사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사회적으로 생리하는 여성을 열등하고 병적인 것으로 보고 여성 생식기는 임신과 출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는 생각들을 엄청 싫어하고 거부하면서도 정작 이런 일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니 정작 나 자신도 그런 생각해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내 몸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은 것. 이 문제는 비단 나 개인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수술 후에 산부인과 치료를 받으면서 산부인과에서 여성 건강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 ‘자궁적출’이라 말하는 산부인과
자궁내막증은 대개 수술 후 인위적으로 완경(폐경)상태로 만드는 호르몬주사치료를 받는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으로 여러 가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생리 중 생리혈이 자궁내막이 아닌 자궁의 다른 기관이나 인접하고 있는 다른 장기로 역류하여 그 곳에서 자궁내막 조직을 만든다는 가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자궁내막이 아닌 곳에서 생겨난 자궁내막조직들은 자궁이나 다른 장기의 원활한 기능을 방해하고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호르몬주사치료는 생리를 멈추게 하여 자궁내막증을 생길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의학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고 호르몬치료 또한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호르몬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후에 재발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내가 근본적 치료가 아니고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조절한다는 점에 회의를 보이자 의사는 임신을 권유했다. 임신을 하면 자연스럽게(?) 임신기간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아 호르몬주사를 맞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면서 자궁내막증은 불임의 원인 중에 하나이므로 이번에 수술을 받은 김에 빨리 임신을 시도해보라고 했다. 단지 내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임신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이 황당했다. 나는 당장 임신을 원하지도 않거니와 임신을 한다고 해도 내가 아이를 진정으로 원할 때 하고 싶지 그렇게 하나의 수단으로 임신을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신과 상관없이 건강한 자궁을 유지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 수 있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산부인과에서는 전혀 해주지 못했다. 나의 담당의사는 자궁내막증은 ‘궁극적’으로 재발하기 때문에 ‘아이를 다 낳고 난 후에’ ‘자궁적출’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했다. 자궁과 함께 건강할 수는 없는 걸까. 산부인과에서는 전반적인 여성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팔이 아프면 팔을 자르고 다리가 아프면 다리를 자르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었다.
고통스러웠던 호르몬주사 치료
나는 결국 호르몬주사 치료를 받기로 했다. 몸을 억지로 완경 상태로 만드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 동안 방치해둔 세월이 너무 길어서 당장 자연치유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은 자궁을 쉬게 하고 시간을 벌어 건강을 회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호르몬주사 치료는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8개월 동안 주사를 맞았고 두 번째 주사를 맞은 후부터 생리가 멈췄다. 그 동안 생리통으로 엄청 고생했기 때문에 처음 생리가 끊긴 몇 달 동안은 생리를 하지 않아서 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리를 안 하는 편리함이라는 것은 나의 건강한 생활 전반을 저당 잡힌 결과라는 것을 얼마 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인위적으로 억제한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몸이 굉장히 피곤했고 여기저기가 아팠다. 성교통도 심했고 섹스리스의 기간도 계속 쌓여갔다.
결국 건강하게 생리하는 것이 답인 것이다. 호르몬주사 치료를 하면서 나는 한방치료도 병행하고 건강에 대한 공부를 하고 대안적인 방법들을 찾아 다니는 등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내 몸을 아끼고 어떤 부분이 아프다고 하면 보살펴주고 이런 기본적인 것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 돌고 돌아서 이제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더 이상 내 몸을 방치하지 않을 것”
8개월 간의 호르몬주사 치료를 마치고 두 달 반 정도가 지났다. 원래는 생리를 다시 시작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쓰려고 했는데 글을 쓰고 있는 중에 생리가 다시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생리를 해본다. 그 동안의 생리와는 의미가 다르다. 기쁘고 생리가 감사하다.
아직 나는 많이 건강해지지는 못했다. 수술과 연이은 호르몬치료로 인해 지친 터라 여전히 돌봐야 할 부분이 많다. 생리통이 나았는지도 아직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그 전만큼 큰 생리통이 찾아온다고 해도 통증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것이다. 재발을 안 하리라는 법도 없고 다시 수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내 몸을 방치해두지 않을 것이다. (이혜림)
* 여성저널리스트들의 새로운 물결,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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