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5) 머무는 삶, 떠나는 삶 10대 시절, 나는 엉뚱하게도 농사짓는 삶과 세계 일주를 동시에 꿈꾼 적이 있었다. 머무는 한 떠날 수 없고 떠나면서 머물 수 없는 법이니, 내 꿈은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욕망을 담고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 농부도 되지 못했고 세계일주도 떠나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떠나고 싶은 마음과 머물고 싶은 마음은 내 삶 속에서 차례차례 고개를 내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주저 없이 마음의 소리를 따라 얼마 전,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과 존 프란시스의 를 읽었는데, 두 사람의 삶이 무척 감동적이고 매혹적이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려 한다는 점에서 두 삶은 꼭 닮아 있었다. 마사노부는 자연농법과 자연식을 실천하면서 자연인으로..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 편집자 주 문득 몸에 갇히다? 한 유명인이 TV에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돌아다니는 기분이 궁금하다”고 말한다. “음, 나도 궁금하네...”하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를 걸을 때, 남의 시선이 신경이 쓰이는 것은 나와 비슷한가 보다. 다른 점은 그녀는 너무 ‘예뻐서’일 것이고, 나는 '장애' 때문이라는 게다. 그런데 요즘 내 느낌은 좀 다른데, 누가 실제로 쳐다보지 않고, 누가 쳐다본다는 느낌을 받지도 않는다. 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