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는 엄마를 낳아줄 딸이 필요하다’ 주말에 엄마가 다녀갔다(‘어머니가 다녀가셨다’는 표현보다는 감정적으로 이게 더 정확하다). 오늘 아침, 엄마는 혼자 고속버스를 탔다. 결혼한 이후 처음, 아마도 태어나서 처음일 것이다, 그런 장거리 여행은. 학교와 직장문제로 내가 집을 떠난 이후 부모님이 나에게 늘 그래왔듯이, 나 역시 그녀가 탈 좌석을 살피고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 흔들며 서있었다. 그녀는 버스 안에서, 계속 들어가라고 손사래 쳤다. 엄마와 외할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 왠지 눈물이 난다. 지난 토요일, 엄마는 외가 친척결혼식을 핑계로 서울에 왔고, 엄마 이모 나 셋이서 ‘놀았다’. 서울에 있는 이모 ‘별장’에서.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는 근처 영화관에서 를 보았다. 극중의 ‘애자’와는 다르지만 ..
택배 아저씨는 내게 작은 소포꾸러미를 안겨주고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찌그러진 종이상자에는 박스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다. ‘도대체 누가 보낸 걸까?’하며 살펴보니, 이제는 완전히 시골사람이 다 된 대학선배가 보낸 것이었다. 겨우 테이프를 떼어내고 상자를 여는 순간, 편지와 함께, 곶감 한 봉지와 책 한 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렇게 손수 쓴 편지를 받은 것이 얼마만인가? 게다가 곶감은 선배가 손수 말려 만든 것이라니, 정말 감동적이다. 곶감을 앞에 놓고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음 깊은 곳이 훈훈해져 왔다. 시간을 들이기보다 돈을 들여서 언젠가부터 손으로 직접 편지쓰기를 멈추었다. 아마도, 인터넷 없이 사는 일본인 친구 편지에 답장 쓸 기회를 놓쳐버린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또 더 이상 성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