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앞을 지나는 마을버스 새 노선이 생겼다는 공지가 붙었다. 찬찬히 살펴보니 버스는 평소 내가 큰 불편 없이 걸어 다니는 곳들을 통과하고 있었다. 지금껏 우리 동네사람들은 그곳을 지나가는 버스가 없어 불편했었나 보다. 특히 노인이나 거동이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버스노선이 증설되어 다행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도시에 살며 놓치기 쉬운 자연의 느린 리듬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도시이긴 하지만, 걸어서 모든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의 삶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시청, 구청, 동사무소, 학교, 도서관, 마트, 은행, 우체국, 병원, 운동센터, 여성회관, 쇼핑센터, 영화관 등과 같은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굳이 대중교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자전거조차 이용..
▲ 가족관계의 굴레에서 드디어 독립하다 고함소리, 밖으로 나와 구경하는 동네 사람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이젠 힘으로 제압시킬 수 없는 아버지는 분노를 집안의 옷을 다 꺼내 칼로 찢는 행동으로 대신 풀었다. 내 신고로 온 경찰은 큰 따님이 아버님을 잘 달래서 말리라는 얘기만 남기고 가버렸다. 내가 집을 나온 날 상황이다. 그 이후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나에게 독립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매 맞던 초등학생 아이 내 부모는 아이를 양육하기에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결혼에 이은 출산, 양육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흔치 않던 그 시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부모도 결혼을 했고 자동으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많은 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