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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점의 ‘혐한’ 책들, 오락으로 소비되는 혐오

중장년 남성이 주 독자…표현의 자유니까 괜찮다?


일본에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내세우는 일명 ‘헤이트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책들이 서점에 진열되기까지의 구조와 원인을 분석한 책 『나는 서점을 좋아했습니다-넘쳐나는 헤이트 책, 만들어 팔기까지의 무대 뒤』가 나와 화제다.


나가에 아키라 『나는 서점을 좋아했습니다-넘쳐나는 헤이트 책, 만들어 팔기까지의 무대 뒤』


지난 2월에 열린, 『나는 서점을 좋아했습니다』의 저자 나가에 아키라(永江朗) 씨와 게스트를 초청한 북토크의 리뷰를 싣는다.


도쿄에 있는 서점 ‘교분칸’이 주최하고 나가에 아키라 작가와 초청 게스트가 대담하는 3회에 걸친 북토크가 열렸다. 마지막 회의 게스트는 부모가 자이니치(재일조선인)이고, 본인은 일본 국적을 취득한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深沢潮) 씨다.


일본 국적을 취득하기 전, 즉 한국 국적으로 살았던 시절에 취업 시장에서 차별을 경험했던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는 “저는 슬프게도 차별에 내성이 있지만, 당사자(재일조선인)들이 헤이트 책에 대해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공포입니다”라고 말했다. 후카자와 씨는 “이런 책들이 서점에 놓여 있고, 팔리는 세상에 절망을 느낍니다”라고 덧붙였다.


『나는 서점을 좋아했습니다』를 쓰면서 서점, 출판유통사, 출판사 등을 취재한 저자 나가에 아키라 씨는 서점에 진열되는 책 대다수가 서점 측에서 주문하는 게 아니라 출판유통업자들로부터 자동으로 보내져 오는 것이라는 업계의 사정을 밝혔다. 독자 중에는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서점을 좋아했습니다-넘쳐나는 헤이트 책, 만들어 팔기까지의 무대 뒤』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 나가에 아키라 씨(왼쪽)와 일본 국적의 자이니치 2세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 씨(오른쪽)


작가인 나가에 씨와 후카자와 씨는 전에 비해 업무가 바빠지면서 출판유통업자들이 보내온 책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진열하는 서점 직원들의 상황을 동정하면서도, 다른 방식을 취하는 곳들도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혐오를 담은 책을 받지 않는 서점들, 혹은 헤이트 책에 대항하는 내용의 책을 옆에 놓아서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서점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서점 측에서 나름 균형을 잡고자 다른 주장을 하는 책이나 혐오에 반대하는 책을 옆에 진열한다 해도, 헤이트 책에 대한 큰 대항마가 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헤이트 책들이 사람들 손에 쉽게 닿는 진열대 위에 올라오는 배경에는 팔리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팔고 싶어 하는 출판사, 서점의 어려운 경영 상태, 혐한을 용인하는 일본 사회의 문화 등 여러 곳에 문제가 있다.


작년 9월, [주간 포스트](쇼가쿠칸)가 “한국 따위 필요 없다”라는 특집을 냈을 때, 이 주간지에 기고하던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는 잡지가 혐오를 선동하는 것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연재를 중단했다.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한국인’이라는 내용이 문제였습니다. 한국인들이 표출하는 정당한 분노에 대해 그 원인 제공을 한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지 않고, 그저 화를 잘 내는 국민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무효화시키는 것이죠.”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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