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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몸, 다른 춤을 재현하는 퀴어 댄서들

<청년 페미니스트 예술인의 서사> 퀴어댄스팀 큐캔디


※ 2020년 많은 청년 페미니스트들이 다양한 페미니즘 주제를 예술로 표현하고 있고, 나아가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과 차별, 위계 등에 문제 제기하며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로 또 함께’ 창작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의 새로운 서사를 기록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바로가기


10만 관중 앞에 선 큐캔디는 누구인가?


‘큐캔디’는 2013년부터 매년 서울퀴어문화축제 무대에서 공연해 온 퀴어댄스팀이다. 이전에는 여성퀴어댄스팀 큐캔디라고 소개했다면, 2017년 고민 끝에 퀴어댄스팀 큐캔디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이제는 다양한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가진 퀴어들이 모여 춤추며 저항하는 퀴어댄스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2018년 서울퀴어문화축제 무대에 선 큐캔디의 뒷모습. (사진: 정운)


춤을 추며 10만 명의 관중 앞에 서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과 움직임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관객 앞에서 내 몸이 재현되고 싶은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무대를 보는 이들은 큐캔디들이 모두 흥이 많고 날 때부터 춤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춤에 대한 멤버들은 역사는 같지 않다.


날 때부터 춤꾼이라 6살 때 박남정 춤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7살에 문워크를 했던 멤버가 있는 한편, 29살에 처음으로 춤을 배우고 춰본 멤버도 있다.


춤을 추기 시작했던 시기도 다르고, 노래가 나왔을 때 신이 나서 춤을 추는지 아닌지도 서로 다르다. 다만 대체로 내향적인 인간들이라는 점은 신기한 지점이다.


몸도, 정체성도, 춤의 역사도 가지각색


첫 춤에 대한 기억이 다르듯, 우리의 정체성도 같지 않다.


‘류’는 여성으로든 남성으로든 규정되고 싶지 않은 논바이너리(non-binary) 젠더퀴어(gender-queer)이다. 그런데, 긴 머리의 류에게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질문한다.


“내가 보기엔 너는 여잔데 왜 자꾸 여자가 아니라고 해?”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류는 자신에 대한 감각을 너무 쉽게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힘이 빠진다. 류가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 안에는 스테레오타입을 부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머리가 모두 긴 집단 속에서는 머리를 자르고 싶었고, 머리가 모두 짧은 집단 속에서는 머리를 기르고 싶었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 류는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나는 규정되고 싶지 않아.”


반면 ‘루시아’는 여성성이라고 불리는 것이든 남성성이라고 불리는 것이든, 여러 가지 성별 특성들을 탐험하고 싶어 한다. 루시아는 자신의 무대 위 모습이 부치(butch)로 읽히든, 펨(femme)으로 읽히든 그것이 “재밌다.”


큐캔디, 카드(KARD)의 "Dumb Litty" 커버댄스 중에서.     ©유튜브 퀴서비스


‘이안’은 여성이지만 여성이지만은 않다. 이안은 이렇게 말한다.


“여성으로 경험했던 것과 내 스스로에 대한 감각은 좀 다른 것 같아. 단순히 여성으로만 설명하긴 어려운 거지. 또 남자라고 하기에는… 거기까지는 또 아니고. 근데 이렇게 몸에 대해서 굳이 이분법으로 가를 필요가 있나?”


이안은 때로는 아저씨의 모습을, 때로는 소년의 모습을 함께 안고 산다. 원래부터 납작해서 조금만 운동을 하면 남자 가슴처럼 보이는 자신의 가슴도 좋다. 요즘 살이 쪄서 조금 더 여자 가슴처럼 보이는 게 싫기는 하지만. 그러니까, 이안은 꼭 ‘여성’이지만은 않다.


반면,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는 멤버들도 있다. 여성으로 정체화하고 여성을 사랑하는. 이들도 무대 위에서 재현되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다.


이처럼 큐캔디는 ‘여성’으로 규정되지 않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퀴어들의 모임이다.   (기사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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