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동티모르 딜리② 옛날 옛적에 악어가... 나라마다 자신들의 뿌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다. 역사적 사실을 뭉뚱그려 담기도 하고 인간들의 염원을 에둘러 숨기기도 하면서 여태 구전되어오는 이야기들이다. 운 좋게 티모르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들 이야기 속에 곰과 호랑이가 각별하듯 티모르에서는 악어가 그러했다. 한 소년이 따가운 햇볕 아래 죽어가던 어린 악어의 목숨을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악어는 소년을 잡아먹을까 잠시 ..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15)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번 봄철에 딸기를 참 열심히 먹었습니다. 끈질기게 딸기를 사서 그냥 먹고 갈아 먹고 조려 먹고, 심지어 실패했지만 소주를 사다가 설탕에 재워 술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딸기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마지막까지 딸기를 팔던 가게에서도 더위 때문에 금방 딸기가 물러져서 곤란하다면서 더 이상 딸기를 갖다 놓지 않습니다. 6월이 되자 여름이라는 듯 거짓말처럼 날씨가 더워진 것입니다. 딸기가 사라지고 나니 무척 서운하지만 별 수 없이 다른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요즈음 주로 눈길과 손길이 닿는 것은 토마토입니다. 토마토는 날 것으로 먹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