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믿어도 될까?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동티모르④ 소모초 소모초(Somocho)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길에서 빠운(paun)을 한 소쿠리 샀다. 아침부터 서둘러 클라라스를 떠나오느라 정오가 가깝도록 다들 먹은 것이 없다. 둥그스름한 모양에 바게트 맛이 나는 빠운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동티모르 빵이다. 빵집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집에서 만든 빵을 길에 들고 나와 파는 이들에게 사먹는 것이다. 나무화덕에다 구워냈는지 빵에서 구수한 나무냄새가 났다. ▲ 바게트 ..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16)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코스타리카의 우리 마을 광장에서는 가끔 노래마당이 열리곤 했습니다. 심사나 경쟁은 없이 미리 참가신청만 하면 누구나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 청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직업가수들이 와서 ‘베사메무초’ 같이 잘 알려진 대중가요를 부르는 날도, 댄서들이 와서 피아졸라의 음악에 맞춰 탱고를 추는 날도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 중 누구는 코스타리카를 떠나면서 여기에 나와 마지막 추억을 만들었고, 누구는 생일을 맞이하여 여기에서 모두 함께 부르는 생일축하노래로 너무나 큰 깜짝 축하를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 이 ‘열린 음악회’에 간 날에 이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