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복숭아』가 그린 세상과 산안마을 이야기 오늘도 닭들의 은혜를 입었다. 점심에 달걀말이를 먹었고, 저녁에는 맵고 짜고 질긴 것을 씹고 싶어서 거기에 부합하는 가장 빠르고 덜 비싼 메뉴인 치킨을 시켰다. TV를 켜고 앉아서 치킨을 뜯었다. 뉴스에는 수백 명에 이른 국내 코로나 확진자 상황과 백신 보급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조류독감으로 달걀 수급이 어렵고, 정부가 미국산 달걀을 수입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먹고 있던 치킨이 처음엔 꽤 흡족한하던 맛이었는데, 배가 채워질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나는 이 닭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데... 먹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치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나를 비난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내가 먹은 12,000원짜리 국내산 ..
40살에 나, 가요! [극장 앞에서 만나] 랩 멜로디 위의 영화 , 영화에 관해 글을 쓰게 되었다. ‘영화’를 쓰는 일, 즉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여러 번 해보았지만 영화에 ‘관해’ 쓰는 일은 더 낯설고 어렵다. 너무 좋아하니까.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머리가 하얘진다. 그러면서도 그 질문을 많이도 하고 다닌다. 너무 좋아하니까. ▲ 영화 (The 40-Year-Old Version, 라다 블랭크 감독, 2020) 공식트레일러 중 ©Netflix 무슨 영화부터 얘기해야 할까, 고민을 시작하기도 전에 비트 소리와 함께 한 영화가 떠올랐다. (The 40-Year-Old Version, 2020년) 이 영화는 라다 블랭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 이런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