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애빙 이 책은 예술가이자 경제학자인 한스 애빙이 쓴 예술계의 경제구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경제학의 논리로, 예술계의 구조적 폐해에 대해 지적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예술가로서, 예술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을 매혹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경제학적 시선은 사물과 사건의 효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예술의 투자 대비 효용에 대해 애초부터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예술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예술계의 경제는 특수성을 띤다. 신성화되어 경제논리를 은폐하는 분야가 예술이라는 점에서, 경제학적 시선으로 예술계를 검토해 보려는 저자의 시도는 신선하고 흥미롭다. 경제학자가 본 예술경제의 패러독스 예술계는 정치적 공정성이 조금도 작동하지 않는 동네다. 오로지 ..
구매력에 의해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 매일 매일 흘러나오는 뉴스 중 태반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들이거나 충격적인 것들이다. 예컨대, 일가족이 승용차 안에서 분신자살을 했다거나 자식을 죽이고 자기도 독약을 먹었다거나 하는 뉴스들 말이다. 그런데 그 죽음의 이유는 ‘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는 자살만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살인’도 부추긴다. 폭력에 저항할 힘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여성들은 신용카드를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젊은 남성들에게 두드려 맞고 목 졸림을 당하고 급기야 살해되어 암매장까지 당한다. 그뿐인가, 그 얄팍한 플라스틱의 지배력은 엄청나서, 소녀들에게 소위 ‘원조교제’를 하게 만들고 젊은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감행하게 한다. ‘몸’을 팔아서라도, ‘장기’를 팔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