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유모’와 ‘위대한 사진작가’ 사이 다큐멘터리 영화 ▲ 존 말루프, 찰리 시스켈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 Vivian Maier ‘은밀하고 기이한 괴짜’, ‘나치군대 같은 걸음걸이’, ‘서쪽마녀 같은 모습.’ 비비안 마이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은 수식어들로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존 말루프, 찰리 시스켈이 공동 연출한 영화 (Finding Vivian Maier. 미국. 2013)는 감독 본인이 15만장의 네거티브 필름이 든 박스를 경매소에서 구입한 뒤, 그 사진을 찍었던 비비안 마이어라는 여성 사진작가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는 비비안이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정보를 주변 사람들에게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그녀의 출신, 언어, 배경..
유가족들의 언어…새로 써가는 기록 금요일엔 돌아오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며칠 전, 열 살짜리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오다가 말했다. “엄마, 나 수영 못하는데……” 내가 무심코 넘겼는데 몇 번이고 같은 말을 한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인다. “어쩌지, 나 아직 수영 못하는데, 세월호……” 그러니까 아이는 어른들이 특별히 일러주지 않았어도 세월호에 대해 듣고 오랫동안 속으로 걱정한 것이다. 아직 수영을 못하는데, 난 어떡하지, 하고. ‘그건 수영을 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야, 안전의식이 없어서 생긴 일은 더더욱 아니야, 학생들은 마지막까지 줄을 서서, 질서를 지키며, 구명조끼를 입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혼자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