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8) 가 안겨 준 생각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면, 도서관 종합열람실의 서가 사이를 천천히 걸어본다. ‘이곳에는 어떤 책이 살고 있나?’하며 책 하나하나에 눈길을 준다. 이렇게 서가에서 직접 책을 살펴보는 일은 인터넷 도서검색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후자는 원하는 책을 손쉽게 찾도록 도와주지만, 전자는 그야말로 숨겨진 보물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미처 알지 못해 읽지 못했지만, 눈에만 들어오면 반드시 펼쳐들고 싶을 책이 빽빽한 서가 어딘가에 숨어 있다고 생각해 보라. 좋은 책과의 우연한 만남,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이다. 요즘 나는 일기, 여행기, 서간문 등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을 배회하는 중이다. 마침 (황대권 글그림, 도솔. 2002)라는 책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언젠..
도보여행자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노년을 엿보며 도서관에서 ‘희망도서’가 종합자료실에 비치되었으니, ‘우선대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난 서둘러 도서관을 향했다.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3일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 달 3권 정도의 책을 신청하고 있다. 읽어보고는 싶지만 내 좁은 서가를 채우고 싶지 않은 책,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 관심은 가지만 구매 확신이 들지 않아 검토해보고 싶은 책 등을 신청한다. 신청 후 책이 도착하려면,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득하게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다. 이 ‘희망도서신청제도’를 알게 된 지는 3년 정도 되었는데, 좀더 일찍 알았다면, 내 책장의 책이 지금보다 줄어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저녁 노을빛을 닮은 노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