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시설 조사를 통해 탈시설한 장애여성 구술사 ▲김남옥씨가 거주하던 미신고시설. 지난해 민관합동 시설조사를 통해 이 시설이 폐쇄되고서야 시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사람의 생김과 능력에 우열을 가리게 되면서, 몸의 다름에 ‘장애’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가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밀려나고, 다수의 비슷한 사람들은 서로의 몸을 기준으로 세상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지요. 세상은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진 듯 보이지만, 결국 반쪽 짜리 모습입니다. ‘다름’을 이유로 저만치 밀려나야 했던 사람들이 이 땅에 발붙이고 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리저리 가위질 된 세상에 설 자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밀려난 이들에게는 ‘시설’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제공됩니다. 우리는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
[일다] “그대들은 고삼이 아니고 열아홉살” 2009년 11월 12일, 서울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문 앞엔 겁대가리를 상실한 열아홉 살 다섯이 모였다. 가진 것은 피켓과 배짱뿐이었다. 이날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국가에서 전국 고3들을 심판하기 위한 대수능의 날을 기리기 위해, 경남 산청에서 상경한 촌뜨기 다섯 중 하나였다. ‘대학을 꼭 가야해?’ 내가 대학을 안가고 수능시험 날에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고2 겨울방학 때었다. 다들 알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고2 겨울방학이란 학생이건 학부모건 도저히 평온할 수 없는 기간이다. 학생은 이제 고3이 될 것을 생각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머리 아프고 심란한데 부모님까지 남의 아들딸과 비교해가면서 스트레스 주니 짜증나 죽겠고, 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