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사가 된 당근을 만나다 당근과는 분명 일하다가 만난 사이인데 돌이켜보면 우리는 언제나 한강으로, 북한산으로 다리를 바지런히 옮겨가며 함께 운동을 하곤 했다. 며칠 남지 않은 마라톤 준비를 위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가볍게 10km를 뛰고 나서, 이제 막 사회복지사로서의 길을 들어선 당근과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당근은 서울의 한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시작한지 두 달 남짓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거의 매일 야근하면서, 실은 그냥 자기가 좋은 일에 열심인 것이면서도, 혹시나 자신이 ‘일’에만 매몰되어 현실에 안주하는 직장인의 삶으로 빠져 버릴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정신줄 놓지 않고 살고 싶어 하는 성실한 당근. 이제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땐 어떤 생각도 자유롭지 못했어” 유리: 사회복지..
▲ 장애여성이 수동적인 존재로 머물러있길 바라는가 ‘초등학교는 문턱도 넘어보지 못했고, 서른이 다 되어서야 세상구경을 해보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30대 이상 장애여성들 사이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우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많이 배워봤자 써먹을 데가 없는데다가, 좋은 신랑감 만나 결혼할 수 있는 몸도 아니라는 이유로, 장애여성 중 많은 이들이 정규교육과정에서 소외돼왔다. 2005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장애여성 중에는 무학과 초졸 이하가 전체의 62.5%나 차지하고 있다. 장애남성 34.5%, 전국여성의 29.6%(2000년 통계)에 비해 학력이 현저히 낮다. 손님이 아닌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장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