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줌마 이숙경 대표 인터뷰 낙태근절운동을 벌이고 있는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정부에 단속을 요구하며 낙태 시술을 한 산부인과 3곳을 고발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낙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낙태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불법 인공임신중절 예방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발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임신중절은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으면서 현실적으로는 어떤 국가보다 더 허용되어 있었다. 이렇게 모순적인 상황 속에, “낙태천국”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낙태율이 높은 한국사회에서 정작 낙태를 경험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는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과연 낙태는 여성에게 어떤 의미인가. 프로라이프 의사회를 통해 낙태 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지금, 우리는 무엇..
눈 내리던 날 언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 걸까? 버스에 오를 때까지도 계속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산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눈이 멎었다. 좁은 도로 위도, 텅 빈 야영장에도, 주변을 에워싼 숲에도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세상이 온통 새하얗게 눈부시다. 도착한 날, 바로 그날 새벽부터 내린 눈이란다. 정말 운 좋은 날이다. 내게 눈은… 내 고향에서는 겨울이라도 눈은 진기한 구경거리였다. 귀와 코를 잘라낼 기세로 휭휭 불어대는 매서운 바닷바람이 뼈 속까지 파고들 때도 눈은 내리지 않았다. 어느 해인가 잠깐 눈이 땅을 살짝 가릴 정도로 다녀간 날, 온 동네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집밖으로 뛰쳐나와 눈사람 만들기에 열중했다. 그나마 대문 앞에 눈사람, 아니 회색 빛 흙사람이라도 세운 아이는 얼마나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