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가슴에 또 한 그루의 나무가 www.ildaro.com 밤꽃 필 때 콩을 심으면 틀림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이런 종류의 표현은 왠지 모르게 신뢰를 줄 뿐 아니라 멋스럽기까지 하다. 오래도록 자연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기에 그렇다. 지난 주말, 밭에 콩을 심고 해질녘에 내려오는데, 아닌 게 아니라 산마다 흐드러진 밤꽃들로 가득한 게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꽃가루를 뒤집어 쓴 듯 텁텁해 보이는 그 풍경 속을 걷자니, 실제인지 착각인지 밤꽃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진동하는 것도 같았다. ▲ 비릿한 밤꽃 향기가 진동하는 계절이면, 먼 옛날 내게 첫 나무가 되어준 그 밤나무가 떠오른다. © 자야 내게는 특별했던 뒷간 옆 밤나무 이십 년하고도 몇 ..
1. 산능선에 들어선 풍력발전기 에 “박혜령의 숲에서 보낸 편지”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북 영덕 한 산골마을로 귀농하여 농사짓고 살아가는 박혜령씨가 ‘대자연 속 일부분의 눈’으로 세상을 향해 건네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개발과 성장, 물질과 성공을 쫓아 내달려가는 한국사회에 ‘보다 나은 길이 있다’며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편지”가 격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주] www.ildaro.com *필자 소개: 박혜령(43). 산골서 살고자 9년 전 남편과 창수령 독경산 아래에 둥지를 튼 농부로, 규리(딸)와 솜솜이(고양이)라는 두 딸을 두었습니다. 농업이 아닌 농사를 통해 삶을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며, 힘겨워하면서도 만족하는 삶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수리부엉이, 너구리, 수달, 민물가재, 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