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신기하다, 선물을 주는 마음 ‘길 위의 음악가’가 되어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내의 연재 ▣ 일다 오래된 커다란 노트북을 들고 나와서 2주에 한번 연재라니, 이런 주기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만이던가. 한 달에 2주 이상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장돌뱅이로 지낸 지 어언 반 년, 틈틈이 부산으로 돌아와 빨래도 하고 함께 사는 집사람들(4명이서 공동 주거 중임)에게 새로 만난 장소와 사람들에 대해 브리핑도 하고 쉬기도 하고 새로 짐을 꾸린다. 이 소중한 시간에!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나 마치 전문 작가라도 되는 냥 고뇌하는 분위기를 흘리는 거다. 이상하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나는 집에서는 집중할 수가 없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차분하고 조용한 공간보다는..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1) 내 커피포트 이야기 ▲ 21년을 써 온 나의 커피포트 '뽀또' ©윤하 ‘뽀또’가 죽었다. 뽀또는 내 커피포트의 이름이다. 커피포트의 ‘포트’를 좀 귀엽게 발음해서 ‘뽀또’로 이름을 붙였다. 며칠 전, 드디어 이 커피포트가 망가졌다. ‘드디어’라는 표현이 적당한 것이, 뽀또는 20년 전에 구입한 구닥다리 포트였다. 내가 결혼할 때 어머니께서 신혼살림으로 장만해 준 것들 중 하나다. 이것들 가운데 이불이나 찻상은 자주 쓰지 않아도, 아직도 이따금씩 사용하고 있고, 밥그릇이나 접시 같은 그릇들은 지금도 요긴하게 매일 매일 잘 쓴다. 그러나 늘 내 곁에 있는 것으로 뽀또를 능가할 만 한 건 없다. 이혼이 결정될 무렵 전남편이 보내온 내 신혼살림을 보며, “내 딸 인생이 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