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배를 짓다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기도 교구 사제와 신도들이 돌아가며 참여한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오후 12시, 1시, 3시, 4시 30분, 6시. 정해진 시간 동안 입을 모아 조용히 기도문을 왼다. ▲ 세월호 참사 천주교 단식 기도회 ©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광장 분수의 뿜어져 나오는 물소리, 노니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작은 기도 소리는 묻히기 마련. 하지만 기도문을 외는 사제와 신도들은 잔잔하다. 기도가 끝나고 시작되는 사이, 함께 있지만 혼자의 시간을 갖는다. 기도하고, 생각하고, 글을 읽고, 소일거리를 한다. 노란 배를 바느질로 짓고, 그 배에 수를 놓고, 리본을 만든다. 오랜 옛날 정해놓은 기도문을 같이 외지는 않지만 이 시간 또한 기도 같다. 옆에서 배를 바느질로 ..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 유가족과 교황의 만남…환호 속 터져나온 통곡 8월 16일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시복식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34일째 단식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손을 잡았을 때,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통곡이 터져 나왔다. 고 이은별 학생의 이모 길옥보 씨는 “내 입에서 웃음이 나와 보기는 (참사 후) 4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내 속에 있는 걸 다 털어놓은 것 같아요. 말은 안 했지만, 다 털어놓은 것 같아. 내 눈물이 다 얘기해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요.” 길옥보 씨는 교황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던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분은 정직하신 분이잖아요. 최소한 저희 억울함이 온 세계에 알려..